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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공정관리에 대한 두가지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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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266회 작성일 14-09-17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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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공정관리 역사가 70년대 부터 시작한 것으로 가정하면 어언 40년이 경과하고 있다. 내가 신입사원때 현장소장이나 공사과장께서 모눈종이에 ADM공정표를 작성하고 청사진을 떠서 벽에 붙히는 모습을 바라보며, 대단하다고 느끼던 때가 벌써 32년 전의 일이다.

역사란 오래되면 오래될수록 더욱 발전하고 선진화되어야 하는데, 국내 공정관리 현실은 오히려 옛날만 못하다는 소리를 듣는 것도 모자라, 그런 공정관리 꼭 해야되냐는 비아냥까지 듣는 초라한 처지가 되었다.

80년대 초반,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해외건설공사에서 외국 선진건설사의 하청으로 일하며, 선진건설사의 공정관리를 배워서 국내 현장에서 유감없이 실력을 발휘하던 선배들을 떠올리면, 오늘날 국내 건설공사의 답답한 공정관리 현실에 송구스러움만 더해간다.

나는 그동안 국내 공정관리가 답보상태에 머무는 몇가지 원인에 대해 경험을 바탕으로 지적하여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속에는 늘 짚고 넘어가고 싶은 사안이 있었으나 매우 조심스러운 이슈여서 우물쭈물하다가, 오늘에야 비로서 공정관리 선배님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과 함께 터놓고자 한다.

첫째는 어느때 부터인지 공정관리하는 사람들은 아파트건설공사를 공정관리의 표본으로 삼으려 했다. 그 이유가 아파트공사가 전체 건설수주의 70~80%를 차지하던 시절, 동일한 평면과 반복 공종들로 인해, WBS 만들기 쉽고 내역을 얹기도 좋아서 그랬는지, 아니면 소위 PMIS를 구축하면서 EVM을 주장하는 공정전문가들에 의해 일정/비용 통합모델로서 가장 손쉬운 대상이어서 그랬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단위세대별 상세CPM공정을 만든 후, 하나의 동으로 집계하면 Activity는 수천개가 되고, 전체 단지를 합치면 Activity는 수만개에 이르게 된다. 나아가 Activity별로 내역을 분개해서 집어넣는 일은 그야말로 고되고 고된 일이다. 심한 경우는 Activity별로 중간관리점(Control Points)을 설정해서 관리한다고 하면 수없이 반복되는 Activity들이 족히 10만개는 넘어간다.

참으로 대단한 Activity 숫자이다. 내가 3조원 규모의 원자력발전소 CPM 공정표를 4~5천개 Activity로 만들고, 공항의 IPS를 3천개 정도의 Activity로 만들던 것과 비교하면 공사규모에 비해 천문학적인 Activity 숫자인 것이다.

그런데 아파트 현장소장을 비롯한 공사실무자들은 아파트는 반복되고 경험이 많아 주요 공종의 마일스톤만 관리해도 된다고 생각하며 수많은 Activity는 거들떠 보지 않는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공정전문가와 현장의 관점이 완전히 상반되는 것이다. 한마디로 현장에서 전혀 필요하지 않는 공정관리에 대해 표준을 만들고 시스템화시키겠다고 헛발질하며 난리를 친 것이다.

공정관리는 현장이 절실히 필요할 때 그 진가가 발휘되고, 처음 해보는 공사, 유일하고 복잡한 공사에 당연히 더욱 적합하다. 그러나 그런 프로젝트는 WBS 만들기도 쉽지 않고, 논리 구성도 쉽지 않으며, 더우기 내역분개도 쉽지 않다. 따라서 시공겸험이 부족하고 공정관리소프트웨어에만 익숙한 공정관리자에게는 엄두가 나지 않는 일이다.

아파트공사에서 공정관리 잘되면 모든게 잘된다고 생각했다면 그건 분명히 착각이고 오해이다. 이제 그런 오해와 착각으로 부터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 좀 더 어렵고 힘든 건설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공정관리를 쫒아 다니고, 그 곳에서 성공사례를 만들어 가야한다. 그것이 우리 선배들이 멋지게 해왔던 공정관리를 후배들에게 되돌려 주는 길일 것이다.

두번째는 공정관리소프트웨어에 관한 것이다. 공정관리 발전을 위해 다양한 접근방법을 고민해 보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으면, 특정 소프트웨어에 익숙한 소위 공정관리 전문가들께서 손쉽게 거부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국내에서 FED, 미군기지이전공사 등에서는 특정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다른 것은 사용할 수 없다, 나아가 외국에 나가면 전부 특정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므로 다른 것은 사용할 수 없다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국내 건설시장에서 FED나 미군공사가 차지하는 비율은 아마 1% 정도에 불과할 것이다. 따라서 그것이 특정 공정관리소프트웨어만을 사용해야 하는 절대적인 이유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외국 건설시장을 살펴보면 유럽에서는 국가별, 건설회사별로 전혀 다른 공정관리소프트웨어를 사용한다. 영국과 스웨덴이 좋은 예이다. 인터넷으로 공정관리소프트웨어를 검색하면 족히 30가지 이상이 나열될 것이다. 물론 대부분이 엑셀이나 PDM기법을 기반으로 하고있다. 그럼에도 특정 공정관리소프트웨어가 외국 건설공사에 대부분 적용된다는 것은 사실과 다른 분명한 억측이고 오해인 것이다. 오히려 MS-Project가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고 하면 납득이 간다. 왜냐하면 MS-Project가 전체 공정관리시장에서 약 7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정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 경험이 풍부한 공정관리자이지 공정관리소프트웨어는 부수적인 것이다. 따라서 국내 공정관리의 발전을 위해 앞서 언급한 두가지 오해와 착각에서 이제 과감히 벗어나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것이 우리 선배들의 공정관리를 계승하는 일이고, 후배들에게 더 나은 공정관리를 상속시키는 길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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